저는 대학교 4학년 때 면허를 땠습니다. 그 이후로 정확히 9년, 한 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았습니다. 9년이면 정말 긴 시간입니다. 처음에는 시간이 없어서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점점 더 무서워지는 게 더 큰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제 일상은 완전히 남편과 대중교통에 의존했습니다. 직장은 강남이었는데 지하철로 1시간을 왕복했습니다. 일이 끝나면 너무 피곤해서 운전대를 잡을 생각을 할 수 없었습니다. 주말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남편이 차를 가져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했습니다. 휴가 가는 것도 비행기나 기차였습니다.
올해 초 둘째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진짜 두려움이 들었습니다. 아이 둘을 혼자 데리고 병원도 가야 하고, 유치원도 보내야 하는데 남편에게만 의존할 수는 없을 것 같았거든요. 그때 결정했습니다. 9년짜리 장롱면허를 벗어내야겠다고.
양천 자차운전연수를 검색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업체들이 있었습니다. 네이버에서 후기들을 읽어보니 자차운전연수가 방문운전연수보다 훨씬 좋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내 차에 익숙해질 수 있고, 차의 특성을 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거든요. 저는 4일 과정에 55만원인 양천 업체를 선택했습니다.
첫 번째 날은 정말 무서웠습니다. 9년 만에 내 차의 핸들을 잡았습니다. 선생님이 들어오셨을 때 제가 얼마나 떨리는지 보셨는지 편하게 다루어주셨습니다. 우선 집 앞 이면도로부터 시작했습니다. 가속, 브레이크, 조향 모든 게 어색했습니다. 하지만 몇 번을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감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1일차의 주요 목표는 양천 근처의 작은 도로들을 익숙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우회전, 좌회전, 신호 대기, 모두가 새로 배우는 것 같았습니다 ㅠㅠ 선생님은 절대 급하게 하지 말고, 본인 속도대로 하세요 라고 반복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말이 정말 큰 위로였습니다.
2일차에는 좀 더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양천 쪽 5차선 도로였는데, 차도 많고 신호도 복잡했습니다. 처음으로 차선변경을 시도했는데 정말 어려웠습니다. 옆 차를 피해가며 차선을 바꾸는 것이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해야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선생님이 먼저 모든 미러를 확인하고, 깜빡이를 켜고, 천천히 움직이세요 라고 하셨습니다. 5번 정도를 시도한 끝에 어느 정도 감이 잡혔습니다.

2일차의 주요 목표는 주차였습니다. 현대 싼타페 SUV인 제 차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들어갔습니다. SUV는 크기가 커서 더 무서웠습니다 ㅋㅋ 입구가 좁았는데 선생님이 천천히 들어가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거의 주차 연습으로 보냈습니다. 후진주차를 10번 이상 연습했는데, 마지막즈음에는 거의 성공적으로 주차했습니다.
3일차에는 동안내과 도로를 직접 운전하는 날이었습니다. 실제 생활에서 가야 할 곳들을 연습했습니다. 제 직장이 강남이었는데 그쪽 복잡한 도로를 달렸습니다. 신호가 많은 도로, 차가 많은 도로, 모두가 현실 그 자체였습니다. 선생님은 강남역 근처 공용주차장에 들어가라고 지시했습니다. 공용주차장은 정말 복잡했지만,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몇 번의 시도 끝에 주차했습니다.
3일차 마지막에 선생님이 이제 아이 둘을 데리고도 다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 순간 정말 눈물이 났습니다. 9년을 기다린 저에게는 정말 큰 의미였습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했습니다.
4일차는 야간 주행이었습니다. 밤의 도로는 낮의 도로와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시야가 좁았고, 신호등이 더 밝았고, 속도도 빨랐습니다. 하지만 이미 3일간 연습했으니까 가능했습니다. 선생님이 야간 주행의 주의사항을 설명해주셨고, 저는 조심스럽게 달렸습니다.
4일 과정을 마친 후 정말 많이 달라졌습니다. 수료 이튿날 저는 아이를 데리고 직접 병원을 갔습니다. 혼자 운전했습니다 ㅋㅋ 처음에는 손이 떨렸지만 15분 정도 달리다 보니 편해졌습니다. 지난주에는 아이를 유치원에 직접 데려다주고 왔습니다. 또 지난 주말에는 아이와 남편과 함께 근처 카페까지 운전해서 갔습니다.
비용이 55만원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가성비가 정말 좋았습니다. 9년 동안 지하철 정기권을 샀을 비용, 택시비, 기차표... 이 모든 것들을 생각하면 55만원은 정말 싼 투자였습니다. 또한 제 삶의 자유도가 엄청나게 늘었습니다. 남편에게 매번 부탁할 필요가 없고, 아이들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지 대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내돈내산 정말 솔직한 후기입니다. 양천 근처에서 장롱면허 탈출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 경험이 제 인생을 정말 바꿔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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