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전형적인 장롱면허였습니다. 대학교 때 억지로 따긴 면허라 진짜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직장도 지하철 바로 옆이었고, 퇴근해서도 걸어서 다닐 수 있는 동네였습니다. 5년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친구들은 차도 사고 어디든 다니는데 저는 면허는 있지만 실제로는 운전을 못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변수는 결혼이었습니다. 남편이 강남에 아파트를 사고 '이제 차가 필요한데 너도 운전할 줄 알아야지' 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생겼습니다. 처음엔 남편만 운전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남편 출장 가는 날이 늘어나면서 제가 운전해야 할 상황들이 자꾸 생겼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아이가 40도가 넘는 열이 났을 때였습니다. 남편은 출장 중이고, 택시를 부르려고 했는데 배달 수요가 많아서인지 안 잡혔습니다. 그날 밤 저는 정말 끔찍했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 바로 운전연수 검색을 했습니다.
네이버에서 '방문운전연수' 라고 검색했습니다. 내 차로 배우는 게 맞다고 생각했거든요. 우리 집이 강남이었는데 검색하니까 양천 방향에 평가가 좋은 곳이 있더라고요. 4일 집중코스가 있었는데 10시간에 50만원이었습니다. 좀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었습니다.

상담을 받으면서 '아이가 어리면 아이 케어는 못 한다' 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남편 엄마한테 맡기기로 했습니다.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4일을 예약했습니다. 선생님이 '처음 1일차는 동네에서만 하고, 2일차부터 큰 도로를 나가고, 3일차 4일차는 실전 운전을 합니다' 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1일차 수요일 아침 9시에 선생님이 우리 집에 도착했습니다. 강사님은 50대 여성분이셨는데 정말 편안했습니다. 제 차 상태를 살피고 시트와 거울을 조절한 후 동네 좁은 도로부터 시작했습니다. 7살 아이가 있는 집이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주차를 제일 잘하셔야 하는데, 아파트에서 자주 주차해야 하니까요' 라고 했습니다.
1일차 4시간 중 처음 2시간은 동네 도로만 다녔습니다. 이면도로에서 기초를 다지고, 아파트 입구에서 오르막 진입을 연습했습니다. 뒤 2시간에는 우리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만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선생님이 '아파트 주차가 정말 중요합니다, 매일 하는 거니까요' 라고 했습니다. 정면주차도 하고, 옆 차가 있을 때 혼자 주차하는 연습도 했습니다.
2일차 목요일에는 경기도 방향 큰 도로로 나갔습니다. 4차선 도로에서 신호 맞춰가기, 차선 변경 같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선생님이 '옆 차를 먼저 봐요, 사이드미러를 확인하고 깜빡이를 켜고 천천히 빠져나와요' 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자꾸 반복하다 보니 언제부터는 차선 변경이 자동으로 됐습니다.
2일차 가장 무섭던 순간은 톨게이트였습니다. 고속도로는 아니었지만 신분당선 위의 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톨게이트가 있었거든요. 선생님이 '톨게이트는 차를 도로 위에 두고 가시면 됩니다, 자동 처리돼요' 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정말 떨렸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이 옆에서 계속 '괜찮습니다, 진행하세요' 라고 안심시켜주셨습니다. 톨게이트를 통과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3일차 금요일은 강남역 가까운 큰 도로를 다녔습니다. 교통량이 정말 많았습니다. 신호 짧은 구간도 많고, 버스도 많고, 바이크도 자꾸 끼어들었습니다. 선생님이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안전하게 가세요' 라고 해주셨는데 이 한마디가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3일차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롯데마트 주차장입니다. 지하 4층까지 내려가는 주차장인데 정말 복잡했습니다. 좁은 진입로도 어렵고, 층별로 내려가는 것도 어려웠어요. 하지만 선생님이 '아파트 주차장이 더 어려우니까 이건 쉬운 거예요' 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2번째 시도에서 성공했고 나올 때도 한 번에 빠져나왔습니다.
4일차 토요일은 아침 10시부터 낮 12시까지 마지막 2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이 '이제 이 정도면 혼자 다니셔도 됩니다' 라고 했습니다. 마지막 30분은 우리 집 근처를 한 바퀴 도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아파트 진입, 지하 주차장 주차, 이 모든 것을 혼자 했을 때 정말 뿌듯했습니다.
4일 10시간 과정 비용이 50만원이었는데 솔직히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생각해보니 아이를 혼자 데리고 병원도 갈 수 있고, 장을 사갈 수도 있고, 친정 엄마 집도 혼자 갈 수 있게 됐습니다. 남편한테 '차 해줄게' 라고 안 말해도 되는 자유로움이 생겼거든요.
지금은 연수 끝나고 3주가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매일 같은 길만 다녔는데 이제는 강남 여기저기 다닙니다. 아이도 엄마가 운전하는 거 보면서 오히려 더 안정감을 느껴하더라고요. 장롱면허로 5년을 보낸 저에게 이 4일은 정말 소중한 투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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