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딴 게 대학교 1학년 때였어요. 그러니까 거의 10년 전이네요.
그동안 단 한 번도 운전대를 잡아본 적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면허증은 신분증 용도로만 썼거든요 ㅋㅋ
근데 올해 초에 직장이 일산으로 옮겨지면서 출퇴근이 문제가 됐어요. 버스 환승 두 번에 지하철까지 타면 편도 한 시간 반이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마음먹고 운전연수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고양시 쪽 방문운전연수를 검색하다가 블로그 후기를 엄청 읽었어요.
사실 처음엔 학원을 다시 다닐까도 했는데, 장롱면허라 도로에서 바로 연습하는 게 낫겠다 싶었거든요. 그래서 자차로 연수 가능한 곳으로 골랐습니다.
첫날 선생님이 저희 집 앞 아파트 주차장으로 오셨어요. 3월이라 아직 쌀쌀한 날씨였는데 오전 10시에 만났습니다.

차에 타자마자 선생님이 "일단 시동 한번 걸어보세요"라고 하셨는데, 진짜 시동 거는 것부터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ㅠㅠ
브레이크 밟고 시동 버튼 누르는 것도 선생님이 알려주셨어요. 1일차는 동네 이면도로만 왔다 갔다 했습니다.
일산 탄현동 쪽 조용한 골목길에서 직진, 정지, 직진, 정지 이걸 한 시간 내내 반복했어요. 사실 이것만으로도 진이 빠지더라고요.
2일차는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선생님이 "비 오는 날 연습하면 오히려 좋아요"라고 하셨어요. 탄현동에서 일산동구 쪽으로 좀 더 큰 도로를 나갔습니다.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처음으로 다른 차랑 같이 달렸는데요. 옆에 차가 지나갈 때마다 핸들을 확 꺾어서 선생님이 살짝 잡아주셨어요.
선생님이 "핸들은 살짝만 돌리세요, 지금 너무 크게 꺾고 있어요"라고 하셨는데 그게 잘 안 됐습니다. 근데 2일차 후반부터는 좀 감이 오더라고요.

3일차가 진짜 고비였어요. 중앙로 큰 도로로 나갔거든요. 차선이 네 개나 되는 도로에서 직진하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렸습니다.
신호 대기하다가 출발할 때 뒤에서 경적 울리면 어쩌나 긴장했는데, 선생님이 "천천히 하세요, 뒤 차는 신경 쓰지 마세요"라고 계속 말씀해 주셨어요.
3일차 끝나고 나서 주차장에 차 세우는데 손이 땀으로 젖어 있더라고요. 근데 이상하게 뿌듯했습니다.
4일차에는 자유로 진입로까지 가봤어요. 진짜 고속도로는 아니지만 속도를 60km까지 올려본 게 처음이었거든요.
선생님이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밟으세요, 확 밟으면 차가 튀어요"라고 하셨는데 처음에 두세 번 확 밟아서 앞으로 쏠렸어요 ㅋㅋ
근데 자유로변 직선 도로에서 속도 내는 연습을 하니까 오히려 편하더라고요. 느린 게 더 무섭다는 말이 이해가 됐습니다.

연수 끝나고 일주일 뒤에 혼자서 출근을 해봤어요. 일산에서 직장까지 25분 걸렸는데 버스로 한 시간 반 걸리던 게 이렇게 줄어드니까 너무 좋았습니다.
아직 주차는 좀 서툴러요. 후진 주차할 때 세 번은 빼고 다시 넣어야 해요.
근데 도로에서 달리는 건 이제 무섭지 않게 됐어요. 장롱면허 탈출이 이렇게 뿌듯한 건지 몰랐습니다.
혼자서 차 끌고 회사 가는 날, 퇴근길에 카페 드라이브스루 들렀는데 그 순간이 진짜 감동이었어요.
저처럼 면허만 따고 오래 안 탄 분들은 도로연수 꼭 받아보세요. 솔직히 혼자 연습하겠다고 무작정 도로 나가면 위험하거든요.
선생님이 옆에서 잡아주시면서 하니까 안심이 되고, 나쁜 습관도 바로바로 고쳐주셔서 진짜 받길 잘했다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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