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나는 30살까지 운전면허만 있고 차 한 번 제대로 잡아본 적이 없었어요. 직장은 강남역 근처라 지하철이 너무 편하고, 주말에도 서울에서만 붙어있다 보니 버스나 택시로 충분했거든요. 근데 지난겨울 친구들이 강원도 스키장 여행을 계획하는데, 나 혼자 쳇바퀴 도는 느낌이 드는 거 있잖아요.
"넌 뭐해? 우리 차 타고 가~"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진짜 답답했어요. 매번 누군가 주의를 기울여 줄 때까지 기다리고, 시간을 맞춰야 하고. 나도 누군가한테 폐를 끼치지 않고, 필요할 때 자유롭게 어디든 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더 이상은 면허증만 주머니에 집어넣고 살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드디어 결심했어요. 이참에 운전을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20년 동안 미루고 미루던 거 이젠 정말 끝내자 싶었어요. 처음엔 겁이 나기도 했지만, "이것도 배움인데 어려울 리 없지"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어요.
학원을 고르는 게 정말 어렵더라고요. 네이버에 강남역 운전학원, 서초구 운전학원 이렇게 검색하면 수백 개가 나와요. 가격도 다르고, 수업 시간도 다르고, 강사님들도 다르고. 지인들한테 물어보고, 구글 리뷰도 읽고, 실제로 발품을 팔아가며 비교했어요.
결국 우리 집 근처 테헤란로에 있는 '삼성운전학원'을 선택했어요. 이유는 첫째, 오전 시간대에 한산해서 초보가 도로에서 덜 긴장할 수 있다고 했고, 둘째는 강사분들 평가가 다른 곳보다 훨씬 좋았거든요. 그리고 가장 솔직한 이유는 집에서 딱 3분 거리라는 거였어요. ㅋㅋ 현실적으로 너무 멀면 못 갈 것 같았어요.

첫날은 정말 손이 떨렸어요. 아침 9시 수업이었는데, 05시에 눈이 떠지더라고요. 박태영 강사님이라는 할아버지처럼 친절하신 분이 배정받았어요. 처음엔 약간 무뚝뚝해 보이셨는데, 차에 타는 순간 너무 친절하셨어요.
"좋아, 먼저 시동 거는 법부터 해보자. 겁먹지 말고 천천히 해. 서두르는 운전자 없어." 이 말씀이 지금도 자꾸만 생각나요. 강사님은 정말 차분하게 처음부터 기초를 설명해주셨어요. 내 불안감을 읽으신 건지, 말씀이 정말 차근차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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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학원 주변 조용한 도로만 다녔어요. 화양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핸들을 천천히 돌려보고, 악셀과 브레이크의 감을 살살 잡아보는 거였어요. 정말 느렸어요. 15km를 넘기지 못하고 계속 바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다가 강사님이 웃으셨어요. "느리게 배운 사람이 오래 간다니까 괜찮아. 너 잘 하고 있어. 내일은 더 나아질 거야."
둘째 날은 정말 본격적이었어요. 날씨도 맑은 날씨였고, 오전 9시 30분 수업이었는데, 강사님이 "오늘은 테헤란로 나가볼까?" 이러셨어요. 내 심장이 철렁했어요. 테헤란로는 왕복 8차선이라 차량도 많고, 신호도 많고, 사람도 많은 도로거든요. 겨우 하루를 배운 초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근데 신기한 게, 차를 앞으로 몰고 나가니까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물론 손가락이 떨렸지만. 강사님이 옆에서 차분하게 말씀하셨어요. "차선을 유지해, 지금 잘하고 있어. 미러만 자주 봐. 옆에 누가 있는지 확인해.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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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역 교차로에 가까워졌을 때 신호가 빨강이었어요. 처음으로 신호 대기를 하게 된 거예요. 심장이 철렁했다가 다시 뛰었어요. "좋아, 정지선에 맞춰. 정지선!" 강사님이 부드럽게 지도해주셨고, 나는 무사히 멈췄어요. 그 신호를 기다리는 1분이 정말 길었어요. ㅠㅠ 근데 초록불이 들어오고 다시 앞으로 나아갔을 때의 쾌감은... 정말 달랐어요.
셋째 날은 차선변경이 주 목표였어요. "차선을 바꿀 때는 타이밍이 중요해. 옆 차의 위치를 미러로 확인하고, 신호를 넣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한 번에 부드럽게 해." 강사님의 설명이 정확했어요. 나는 몇 번 실수를 했는데, 매번 "괜찮아, 다시 해보자. 또 다시"라고 반복해주셨어요.
그날 우리가 탄 차는 아반떼였어요. 여름 햇빛이 따갑던 날씨였는데, 에어컨은 적당했고, 차의 크기도 적당해서 초보가 조종하기 좋았어요. 그날 수업의 절정은 강남역까지 실제로 나가본 거였어요. 학원 코스를 벗어나 정말로 실제 도시 도로를 운전한 거예요.
손은 계속 떨렸고, 신호 기다릴 때마다 심장이 철렁했지만, 도착했을 때 느낀 성취감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강사님이 말씀하셨어요. "자, 이제 너는 할 수 있어. 다음부터는 혼자 한 번 해봐. 천천히 생각하면서 가. 넌 할 수 있어."
그 말을 들었을 때 눈물이 나올 뻔했어요. 진짜 받길 잘했다 싶었어요. 20년을 미룬 것도 후회했지만, 이 학원을 선택한 건 잘한 선택이었어요. 강사님 같은 분을 만나니까 마음이 조금씩 차분해지고 있었어요.

수업을 마친 후의 나는 정말 달랐어요. 신호 하나만 봐도 손이 떨렸던 사람이 이제 테헤란로도 그냥 지나다니게 됐어요. 확실히 나아진 느낌이 들었어요. 가장 신기한 건 내 생각이 바뀐 거였어요. "나 못 할 것 같은데?"에서 "그래, 한 번 해보자"로 말이에요.
지난주에 혼자 처음으로 차를 끌고 나갔어요. 목적지는 우리 동네 카페. 거리는 집에서 5분 정도 떨어진 곳이었어요. 진짜 작은 거리지만, 그때 느낀 자유감과 뿌듯함은 운전면허를 딸 때와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신호를 기다리고, 방향을 돌리고, 후진도 하고, 주차까지 했어요. 혼자서요.
물론 아직도 새벽 길이나 야간 운전하는 게 좀 겁났지만, 이제 그건 시간이 해결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 가진 기초가 탄탄하니까 더 연습하면 더 나아질 거고. 강사님과의 수업만으로도 정말 충분히 많이 배웠거든요.
이제 정말 친구들한테 "다음엔 내가 운전할게!"라고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운전면허를 따고도 22년을 미뤘던 내가 이제 진짜 초보를 탈출했다니. 신기하면서도 뿌듯해요. ㅋㅋ 강원도 여행도 이제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요. 약간의 두려움은 아직 있지만, 그것도 시간과 연습이 해결해줄 거라고 믿어요.
혹시 너도 나처럼 면허는 있는데 운전이 무서워서 못 하고 있다면, 정말 추천해. 한 달의 두려움보다 평생의 자유가 훨씬 더 크다는 걸 알았거든요. 올여름에는 친구들과 부산도 가고, 경주도 가고, 아무데나 가고 싶어. 이게 바로 운전면허를 따야 하는 진짜 이유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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