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를 따고 무려 8년 동안 핸들을 잡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형식적으로 따긴 거고 언젠가는 하겠지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무서워지더라고요. 남편 몰래 가장 큰 이유는 떨리는 손과 어떻게 운전해야 할지 모르는 불안감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결정적인 순간이 왔습니다. 엄마가 깨진 팔로 2주를 보내시게 되면서 집에 오셨거든요. 병원 가야 하는데 나는 운전을 못하고, 남편은 일이 있어서 계속 딜을 미루고 있었습니다. 엄마를 태우고 버스 정류장까지 가서 버스 타고 병원 가는 걸 봤을 때 진짜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 날 밤 바로 네이버에 "자차운전연수 비용"을 검색했습니다. 양천 지역이라 양천에서 자차연수를 해주는 곳들을 찾았는데, 업체가 생각보다 많았어요. 3일 코스가 대략 35만원~50만원 사이였는데, 저는 40만원대의 업체를 선택했습니다. 내 차로 배워야 내 차에서 편하니까요.
첫 번째 만난 날이 기억납니다. 선생님이 제 손이 떨리는 걸 보시고 "괜찮아요, 다 처음이에요"라고 하셨는데 그 한 마디가 진짜 위로가 됐습니다. 양천 근처 조용한 주택가에서 가장 기초부터 시작했어요.

1일차 첫 2시간은 정말 느렸습니다. 핸들 잡는 방법, 페달 밟는 방법, 거울 각도 조정하는 법까지 하나하나 배웠거든요. 선생님이 "좌회전할 때는 3초 전에 미리 핸들을 시작해요"라고 알려주신 것처럼 정말 사소한 부분까지 짚어주셨습니다.
1일차 오후에는 양천로로 나갔습니다. 차선도 넓고 신호도 많아서 초보자가 배우기 좋은 도로더라고요. 차선 변경할 때 사이드미러 보는 방법, 깜빡이 켜는 타이밍, 핸들 돌리는 각도까지 모두 정확히 배웠습니다.
2일차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솔직히 이게 가장 무서웠거든요. 기둥이 보여서 겁나고, 뒤의 차도 신경 쓰이고, 앞뒤좌우 거리감이 전혀 잡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이 "사이드미러에 흰 선이 보이면 핸들을 우측으로 2바퀴 꺾고, 보이지 않으면 1바퀴만"이라고 했는데 정말 정확했어요.
처음에는 3번을 빼고 다시 들어갔습니다 ㅠㅠ 근데 선생님은 계속 "이러다 보면 감이 와요"라고 격려해주셨고, 실제로 마지막엔 한 번에 성공했습니다. 그 쾌감을 설명할 수 없어요. 내가 이것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주차 연습 후에는 대형마트 주차장도 연습했습니다. 앞으로 주차하는 것과 옆에서 다가오는 차들을 피하는 법까지 배웠는데, 이게 실제 생활에서 가장 자주 하는 주차여서 좋았습니다.

2일차 마지막에는 신호가 많은 교차로에서 좌회전, 우회전 연습을 했습니다. 우회전은 비교적 괜찮았는데 좌회전이 정말 떨렸어요. 맞은편 차를 기다리고, 우측 화살표 신호를 확인하고, 자전거가 없는지도 봐야 하고... 너무 복잡했거든요. 선생님이 "일단 멈추고, 맞은편 차가 없으면 천천히 출발. 이게 다예요"라고 단순하게 정리해주셨습니다.
3일차는 내가 자신감이 생긴 날입니다. 양천에서 시작해서 이제 남산 쪽까지 나갔거든요. 처음에는 떨렸지만 선생님이 "이미 충분히 하고 계세요"라고 했을 때 정말 뭉클했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신호 없는 교차로를 혼자 통과했어요.
3일차 마지막은 지금 엄마가 다니는 병원 근처까지 갔습니다. 일반도로, 큰 도로, 복잡한 교차로 등 모든 것을 경험했고, 선생님이 "이제 충분히 하실 수 있어요"라고 인정해주셨을 때 진짜 울컥했습니다.
3일 10시간 과정 총 40만원이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싼 투자입니다. 엄마를 병원에 데려다주고, 혼자 마트에 가고, 주말에 남편 없이도 아이들 학원에 데려갈 수 있게 됐거든요. 남편도 "이제 육아할 때 차 조금 덜 달라고 하네"라고 농담할 정도입니다.
지금은 연수 끝난 지 3주가 됐는데 매일 운전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친구들이랑 카페 가려고 내가 운전하겠다고 했는데 친구들이 깜짝 놀랐어요. "8년 장롱면허가 드디어 탈출했네"라고 했거든요. 내돈내산 후기지만 정말 받길 잘했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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