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회사 일이 바쁜데도 아이들 학원 데려다주고, 주말 장 보러 가고, 친구들 만나는 곳까지 자꾸 운전을 해야 하니까 정말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남편이 피곤해 보일 때마다 "나도 운전면허가 있는데 왜 못 하지" 싶더라고요.
사실 운전면허를 따긴 했는데 결혼하고 아이 낳고 하다 보니까 정말 오래 차를 안 만났어요. 장롱면허라고 하던가요. ㅠㅠ 아이가 커가면서 이제는 내가 운전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어요.
그래서 작년 겨울쯤부터 "운전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엔 운전연수를 받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초보운전연수라는 게 있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양천에서 운전연수 학원을 찾기 시작했어요. 집에서 가깝고, 시간 조절이 잘되는 곳을 찾다가 양천 지역에 있는 연수원을 알게 됐어요. 후기를 읽어보니까 초보자들이 좋아하는 곳이더라고요.
연수를 신청할 때 "장롱면허에요"라고 솔직하게 말했어요. 그러니까 강사님이 "괜찮습니다. 천천히 진행하겠습니다"라고 해주셨어요. 그 말에 처음으로 좀 마음이 놓였던 것 같아요.

첫날은 날씨가 맑았어요. 오전 10시쯤 학원에 들어갔는데, 강사님이 "오늘은 양천 주변 동네 도로에서만 시작할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셨어요. 그 말을 들었을 때 너무 다행이었어요. ㅋㅋ
차에 앉는 순간 손이 떨렸어요. "이게 뭐 하는 거야"라는 생각도 들고. 강사님은 미러를 맞추고, 시트를 맞추고, 핸들 위치를 확인하는 기본부터 차근차근 해주셨어요.
동네 도로에서 출발했는데, 시동을 걸 때 소음이 크게 들렸어요. 선풍기 같은 엔진음이 나는데 "아 진짜 오래됐구나" 싶더라고요. 우리 차는 회색 벤츠인데, 남편이 잘 관리해줘서 매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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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걸고 천천히 전진하니까 앞이 자꾸 높게 보였어요. 핸들이 부담스러웠고, 페달도 어색했어요. 강사님이 "페달은 느껴서 조절하는 거고, 핸들은 큰 동작 없이 조금씩 움직여야 해요"라고 설명해주셨어요.
20분쯤 운전했을 때 작은 교차로가 나왔어요. 신호를 기다리고 좌회전해야 했는데, 손에 땀이 났어요. 강사님이 옆에서 "천천히 진입하세요, 타이밍 맞춰서"라고 지도해주셨고, 겨우겨우 넘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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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은 오후 2시였어요. 그날따라 날씨도 좀 뿌옇더라고요. 강사님이 "오늘은 좀 더 큰 도로를 다녀볼 거예요"라고 했을 때 또 긴장했어요. 강서 방향으로 한강변도로를 타는 거였어요.
한강변도로에 나가니까 자동차들이 정말 많았어요. 차선도 여러 개고, 뒤에서 계속 쌍방향으로 오는 느낌이 들어서 진짜 무서웠어요. 강사님이 "거울을 자주 확인하고, 차선변경할 때는 미리 신호를 켜세요"라고 반복해주셨어요.
차선을 바꿀 때 핸들을 너무 크게 돌렸어요. 강사님이 웃으면서 "조금만, 조금만 움직이면 돼요"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때 생각이 들었어요. 남편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운전하는지를. ㅠㅠ
셋째 날, 그 다음주 오전 9시에 다시 만났어요. 그날은 기분이 좀 달랐어요. 우리 차를 타는 게 이제 좀 익숙해지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강사님도 "어제보다 훨씬 나아졌어요"라고 해주셨어요.
그날은 양천의 일반 도로와 작은 도시도로를 섞어서 다녔어요. 교차로도 많고, 신호도 자주 바뀌는 곳들이었는데, 이제 신호를 기다리는 게 그렇게 두렵지는 않았어요. 강사님과 이야기도 좀 되면서 웃기도 했어요.

마지막 시간쯤에 강사님이 "이제 혼자 운전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한 번 더 해볼래요?" 하셨어요. 처음엔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네,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고 대답했어요. 그렇게 혼자 운전을 시작했어요.
강사님이 옆에 있기는 했지만, 핸들이 내 손에만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속도도 내가 조절하고, 차선도 내가 정하고. 신호를 지날 때도 확실히 나아졌다는 게 느껴졌어요. 강사님이 "좋습니다, 이 정도면 진짜 잘하시는 거예요"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정말 뿌듯했어요.
수업이 끝나고 일주일 뒤, 처음으로 혼자 남편이 타지 않은 상태로 운전했어요. 아이를 학원 데려다주는 거였는데, 손이 떨리긴 했지만 끝까지 했어요. 돌아오는 길에 신호등을 다섯 번 넘었는데, 마지막 신호등에서 눈물이 났어요. ㅋㅋ
지금은 남편과 번갈아가면서 운전해요. 남편이 "많이 는 거 봤어"라고 자주 말해줘요. 사실 몸은 여전히 경직되고, 큰 교차로는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처음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거 같아요.
운전연수를 받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남편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좋고, 아이들을 혼자 데려다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자유로워요. 혹시 장롱면허 같은 분들 있으면 양천에서든 어디서든 운전연수 받아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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